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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상

여행의 이유: 반짝이는 눈.

[14/365프로젝트] 여행의 이유: 반짝이는 눈

내 일상 중 하나는 아침에 눈을 뜨고 노트북과 좋아하는 책 한 권을 가지고 동네 스타벅스에 가는 일이다. 처음에 맛있었던 커피 맛이 익숙해질 때쯤이면 다른 카페에 갈 법도 한데, 너무 익숙해서 다른 곳에 가지 않는다.

 

오늘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동네 카페를 발견했다. 산 하나를 넘어가는 골목길에 위치해서 뚜벅이였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카페다. 얼마 전부터 크림 브륄레가 먹고 싶었는데, 토치로 케이크 끝을 달군 레몬 케이크가 있었다. 배가 불렀는데 불에 녹아내린 생크림과 상큼한 레몬 크림이 맛있었다. 카페에서는 마당의 잔디와 푸르른 산들이 보이고, 잠자리가 날아다녔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그냥 새로운 카페를 간 것 뿐인데.

 

반짝이는 눈

익숙한 것을 벗어나면 모든 게 새로워진다. 눈이 반짝일 수밖에 없다. 파리의 도보는 울룩불룩하다. 철의 색을 담은 가로등은 중세시대에 온 느낌을 주고, 프랑스어로 쓰인 표지판은 참 예쁘다. 프랑스 사람들이 타는 자동차의 느낌과 구불구불 좁은 골목에 눈이 간다. 야외에 늘어선 테이블과 의자는 쓰디쓴 에스프레소 맛도 달게 할 것만 같다.

 

"세상으로 나가 맘껏 돌아다녀. 우리의 성이 가장 가치 있고, 우리 마을 여자들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배울 때까지 말이다." 아버지는 축복을 빌어주었다. 소년은 아버지의 눈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그 역시 세상을 떠돌고 싶어 한다는 걸. 물과 음식 그리고 밤마다 몸을 누일 수 있는 안락한 공간 때문에 가슴속에 묻어버려야 했던, 그러나 수십 년 세월에도 한결같이 남아 있는 그 마음을.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익숙하던 것이 가장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벗어나는 방법뿐이다. 그리고 다시 새로워졌을 때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아주면 된다.

 

여행하며 여러분의 눈이 가장 반짝였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부천 카페&베이커리 : 늘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