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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매주 목요일은 잠시, 잠깐 쉬어가는 날 오늘은 목요일이고, '잠시, 잠깐'이라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다.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 날. 잠시, 잠깐 멈춰서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릿속을 정리하기로 했다. 좋게 말하면 생각이 많은, 나쁘게 말하면 잡념이 많은 나로서는 유일하게 글쓰기에 집중할 때 머리가 식는다. 좋아하는 일이라서 그렇다. 최근 '이해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다.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혹여나 그게 긴 기간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말이다. 이해하려는 대상의 깊이가 깊을수록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수렁에 빠졌기 때문이다. 10대 에는 '삶은 무엇일까?'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그 삶이 무언인지 알아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물어보고 또 물어봤고 경험하고 또 경험했다... 더보기
여행의 이유: 신비한 장소의 매력 필리핀 팔라완 혼다베이에는 내가 봤던 섬 중 가장 작은 곳이 있다. 우리 세명이 팔짱을 끼고 나란히 서면 꽉 차는 면적에 섬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로 자그마한 육지다. 이곳에 앉으면 오로지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져 있고 파도 소리만 싸아 싸아 들릴 뿐이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모래 알갱이가 춤을 춘다. 지금이 아니면 또다시 올 수 없는 운명이다. 섬이 너무 작아서 오래 담아둘 수 없는 탓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 곳에 집을 지을 수도 없고, 그래서 좋아하는 망고를 보관할 곳도 없다. 잠깐이 지나면 이름도 모르는 그곳에 갈 수 없다. 그 섬은 잠깐 스쳤지만 오래도록 기억나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여러분의 여행에서 만난 장소의 매력에 대해 말해주세요. 더보기
여행의 이유: UNIVERSAL 순례길에서 만난 10명의 사람 중 8명은 외국인이다. 영어가 세계 공통어지만 이곳에서는 ‘Hi(하이)’라는 인사 대신 ‘Buen Camino(부엔까미노, 응원해! 힘내!)’라고 말한다. 더 신기한 건 한국어로 말하는 한국인과 스페인어로 말하는 스페인 사람이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프랑스 길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나폴레옹 루트를 걷고 있었다. 지쳐 말도 나오지 않는데 뒤에서 깔깔깔 하는 소리가 들렸다. 거기에는 캐나다 순례자 2명과 스페인 순례자 1명이 있었다. 나풀거리는 하얀 알라딘 바지에 배낭을 앞뒤로 메고 있는 스페인 순례자가 눈에 띄었다. 우주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름은 Juan, 우리는 환 또는 후안이라고 불렀다. 즐겁고 유쾌한 순례자였다. 목적지만 바라보고 가도 힘든 나폴레옹 루트를 깔깔깔 .. 더보기
여행의 이유: 자유. ​​​​​​​​​ 여행의 이유: 자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매일 무언가를 반복하는 사람이다. 절대 끝까지 계속하는 일이 항상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 프로젝트를 해나갈 거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좋아하는 말 이면서도 쉽게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암묵적으로 대학교도 나와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 등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외에도 옷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것까지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꼈다. 누군가를 의식하고 또 의식해야 하게 된다. 그러나 여행을 가면 진짜 하고 싶은 걸 할 용기가 생긴다. 고민 있는 한국도 아니고, 누군가를 의식할 필요도 없다. 여행 가면 항상 한국에서 못 입는 옷을 가져간다. 그리고 바로 입어버린다! 그리고 .. 더보기
여행의 이유: 고생. 글을 쓰기 전에. 잘 쓰려고 하지 말자. 365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때쯤, 글을 잘 쓰고 싶어질 거다. 지금은 꾸미기보다 글 한자를 적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구린 초고라도 써라. 빈 페이지를 편집할 수는 없으니까." 애너 바이탈, 인포그래픽 디자이너 고생 끝에 고생이 또 온다.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마드리드 공항으로 이동했을 때 대기 좌석을 받았다. 분명히 돈을 다 지불했는데, 온라인 체크인을 안 해서 대기라고 한다. 이번 비행기를 못 타면 늦은 밤까지 기다려야 했다. 난 너무 지쳐있는데 마음속에서 짜증이 폭발했다. 저녁 비행기는 자리가 많냐고 했더니, 그것도 대기라고 했다. 마드리드에서 마무리 여행을 기대했는데,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이베리아 익스프레스 항공사가 미웠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