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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이유

여행의 이유: 신비한 장소의 매력 필리핀 팔라완 혼다베이에는 내가 봤던 섬 중 가장 작은 곳이 있다. 우리 세명이 팔짱을 끼고 나란히 서면 꽉 차는 면적에 섬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로 자그마한 육지다. 이곳에 앉으면 오로지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져 있고 파도 소리만 싸아 싸아 들릴 뿐이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모래 알갱이가 춤을 춘다. 지금이 아니면 또다시 올 수 없는 운명이다. 섬이 너무 작아서 오래 담아둘 수 없는 탓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 곳에 집을 지을 수도 없고, 그래서 좋아하는 망고를 보관할 곳도 없다. 잠깐이 지나면 이름도 모르는 그곳에 갈 수 없다. 그 섬은 잠깐 스쳤지만 오래도록 기억나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여러분의 여행에서 만난 장소의 매력에 대해 말해주세요. 더보기
여행의 이유: 꾸밈 살면서 나는 꽤 많은 꾸밈이 필요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는 기준과 함께. 여행할 때면 한껏 신나는 기분 때문인지 더 꾸미고 싶어 진다. 화장이 진해지고, 옷이 화려해지고, 더 값비싼 밥을 먹는다. 여행을 서너 번 가게 되니 설레는 마음에 외면을 꾸미기보다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새벽 일찍 일어나 뜨는 해를 보며 커피를 마셨고, 박물관에서 억지로 모든 작품을 보기보다 몇몇 작품을 본 후에 카페에 갔다. 꼭 카페에 앉아서 미술 작품에 대한 느낌을 적거나 좋아하는 글을 좋아하는 노트에 써 내려갔다. 화장기 없는 얼굴이라도 나 자체를 반갑게 맞이해 줬고, 옷은 화려해지기보다는 내 마음대로 입었다. 값비싼 밥 대신 여행지에서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골목골목의 가게를 사랑하게 됐다. 그냥 살고 있을.. 더보기
여행의 이유: 끝에서 여행의 끝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아쉬움.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허무함.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슬픔.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애잔함. 여행하며 느낀 즐거운 감정과 대비되는 무수한 감정들. 여행의 끝에서만 느낄 수 있다. 더보기
여행의 이유: 자극적 여행을 갈 때 뇌리에 박히는 장소는 대게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있다. 어느 연예인이 갔던 맛집이어야 하고, 과거에 어떤 역사가 있고, 또 요즘 유행하는 힙함이 느껴져야 하는 곳들이 그렇다. 나도 맨날 집 앞에 보이는 카페보다 이목을 끌만한 카페에 눈이 가고, 또 자극적인 것에 귀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 보면 수많은 답 중 하나는 결국 '행복'이다. 그 기준과 취향에 따라 여행 스타일이 달라진다. 단순히 해외여행을 가서 공원에 앉아 있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고, 힙한 샌프란시스코 골목을 걷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다. 다만 여행지의 범주를 자극적인 무언가를 기준으로 보게 되면 나머지 것들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요즘, 여행지를 아이템이라고 .. 더보기
여행의 이유: UNIVERSE 비행기 잔해와 오로라, 은하수 그리고 별들이 있는 우주 같은 행성이 있다. 바로 아이슬란드의 'Solheimasandur Plane Wreck'라는 곳이다. 1973년 아이슬란드 상공을 날던 비행기가 추락했고, 다행히도 모든 승객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아직까지 비행기 잔해가 남아있고 주차를 하고 왕복 2시간을 걸어가야 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다고 한다. 저스틴 비버의 더보기
여행의 이유: 자연의 위대함 스노클링 딱 네 글자 상상만 해도 무서운 단어다. 물을 싫어하고, 수영을 싫어하고, 발이 안 닿는 곳에서 물놀이라니 윽 너무 무섭다. 처음으로 스노클링이 하고 싶었다. 조건은 우리 집 앞도 아니고 휴양지도 아니고 아이슬란드의 '실프라'다. 이유는 자연적으로 너무 신비한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지진하면 떠올리는 지구를 둘러싼 여러 개의 판 중에 유럽과 북미의 판이 만나는 지점이 실프라에 있다. 움푹 파인 골짜기에 빙하가 녹은 물이 가득 차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해야 볼 수 있는 게 함정이지만, 신세계였다. 물속에서 오른손과 왼손을 양쪽으로 쫙 펴면 두 개의 다른 판을 만질 수 있는 거다. 태어나서 여행을 가고 싶었던 적은 많지만 이런 이유는 처음이었다. 마치 달과 해를 만질 수 있다고 하면 느낄 .. 더보기
여행의 이유: 독특함 아이슬란드에 대해 알아보던 중 음악의 장르 중 '펑크'에 대해 처음 접했다. 아이슬란드의 국민가수 '비요크'라는 사람이 있었고 운이 좋게도 제일 처음 들었던 라는 곡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드라이브하며 들으면 참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생처음 들어본 음악에 마음이 끌리는 걸 보면 나와 잘 맞는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I remember you - björk utopia-björk 펑크는 긍정적 말하면 완전한 자유에 대한 표현이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반항에 대한 표현이다. 블로그의 글 중에 '라이더 재킷을 입고 기타와 드럼을 치며 소리를 질러봐라!'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 나에게 펑크는 자유임과 동시에 반항이다. 레이캬비크에 가면 펑크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독특한 장소가 있다.. 더보기
여행의 이유: 영화 '영화에 나왔던 곳, 드라마에 나왔던 곳, 연예인 누구누구가 갔던 곳' 가끔 이런 수식어들이 식상하기는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오지의 여행지보다 마음이 한 번 더 가게 된다. 오늘은 의 배경이 됐던 아이슬란드에 있는 '스카프 타펠'에 대해 알게 됐다. 우리의 여름에도 얼음이 있는 그곳은 얼핏 보면 황량하기만 한 토지일 뿐이다. 겨울에는 매섭고 뾰족한 얼음 결정체들이 널브러진 차가운 땅일 뿐이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우주의 '만 행성'으로 등장하며 유명세를 얻었고, 많은 사람들이 가치 있는 곳으로 생각한다. 이 영화를 재밌게 본 나로서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장소이다. 스카프 타펠에 도착하면 마치 우주복을 입은 듯 뉘역 뉘역 두둥실 걸어보고 괜히 지구에 무전하는 시늉을 한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다. 영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