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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의 이유: 끝에서 여행의 끝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아쉬움.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허무함.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슬픔.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애잔함. 여행하며 느낀 즐거운 감정과 대비되는 무수한 감정들. 여행의 끝에서만 느낄 수 있다. 더보기
여행의 이유: UNIVERSAL 순례길에서 만난 10명의 사람 중 8명은 외국인이다. 영어가 세계 공통어지만 이곳에서는 ‘Hi(하이)’라는 인사 대신 ‘Buen Camino(부엔까미노, 응원해! 힘내!)’라고 말한다. 더 신기한 건 한국어로 말하는 한국인과 스페인어로 말하는 스페인 사람이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프랑스 길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나폴레옹 루트를 걷고 있었다. 지쳐 말도 나오지 않는데 뒤에서 깔깔깔 하는 소리가 들렸다. 거기에는 캐나다 순례자 2명과 스페인 순례자 1명이 있었다. 나풀거리는 하얀 알라딘 바지에 배낭을 앞뒤로 메고 있는 스페인 순례자가 눈에 띄었다. 우주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름은 Juan, 우리는 환 또는 후안이라고 불렀다. 즐겁고 유쾌한 순례자였다. 목적지만 바라보고 가도 힘든 나폴레옹 루트를 깔깔깔 .. 더보기
여행의 이유: 자유. ​​​​​​​​​ 여행의 이유: 자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매일 무언가를 반복하는 사람이다. 절대 끝까지 계속하는 일이 항상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 프로젝트를 해나갈 거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좋아하는 말 이면서도 쉽게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암묵적으로 대학교도 나와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 등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외에도 옷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것까지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꼈다. 누군가를 의식하고 또 의식해야 하게 된다. 그러나 여행을 가면 진짜 하고 싶은 걸 할 용기가 생긴다. 고민 있는 한국도 아니고, 누군가를 의식할 필요도 없다. 여행 가면 항상 한국에서 못 입는 옷을 가져간다. 그리고 바로 입어버린다! 그리고 .. 더보기
여행의 이유: 고생. 글을 쓰기 전에. 잘 쓰려고 하지 말자. 365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때쯤, 글을 잘 쓰고 싶어질 거다. 지금은 꾸미기보다 글 한자를 적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구린 초고라도 써라. 빈 페이지를 편집할 수는 없으니까." 애너 바이탈, 인포그래픽 디자이너 고생 끝에 고생이 또 온다.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마드리드 공항으로 이동했을 때 대기 좌석을 받았다. 분명히 돈을 다 지불했는데, 온라인 체크인을 안 해서 대기라고 한다. 이번 비행기를 못 타면 늦은 밤까지 기다려야 했다. 난 너무 지쳐있는데 마음속에서 짜증이 폭발했다. 저녁 비행기는 자리가 많냐고 했더니, 그것도 대기라고 했다. 마드리드에서 마무리 여행을 기대했는데,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이베리아 익스프레스 항공사가 미웠다... 더보기
여행의 이유: 비움. 잠시 자리 비우겠습니다. 아니, 좀 오래 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잠시 자리 비우겠습니다.'라는 말 대신 '두 달 정도 자리 비우겠습니다.'라는 말이 통용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비운만큼 더 잘 채울 수 있을 텐데... 1년 정도 야간대학을 다니며 낮에는 회사를 다녔다. 그래야만 나의 스펙과 지식과 노력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일 울었다. 빙빙 도는 2호선 지하철에 앉아서도 울고, 퇴근 후 끼니도 거르고 강의실로 뛰어가면서도 울고, 또다시 지하철을 타서 집 앞에 도착하는 밤 12시에도 울었다. 나를 너무 꽉 채우려고 한 건 아닐까? 잠시만, 잠시만 내 자리를 비워두고 파리와 스페인으로 떠났다. 첫 유럽 여행이었다. 크리스마스였고, 모든 게 반짝반짝 빛났다. 오줌 냄새가 나는 파리.. 더보기
여행의 이유: 사랑. 김종욱 찾기 여행하면 우리 마음에 누구나 김종욱이 있다. 김종욱은 여행을 하며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이유로 만날지 모르는 예상하지 못한 사랑이다. 매번 여행을 하며 김종욱을 떠올렸다. 비행기 옆자리에 누군가 앉지 않을까? 우연히 호텔에서 만나는 건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음... 아니었다. 절대 절대 영화 같은 사랑은 없었다. 지인은 우스게 소리로 "그런 사람 따라가면 큰일 난다."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나의 최애 여행지: 산티아고 순례길. 지금까지 비행기로 여행한 곳은 산티아고 순례길, 필리핀, 미국, 프랑스..... 그래도 나름 많이 다녔다. 이 중 최애 여행지는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그 이유는 거기서 김종욱을 만났기 때문이다. 김종욱은 779km의 프랑스 길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