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65일상

여행의 이유: 진심

[16/365프로젝트] 여행의 이유: 진심

 

진심을 다해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을까?

이게 무슨 소리일까? 해외여행을 가면서 까지 이런 이유들이 필요한 걸까? 난 왜 놀러 가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걸까 싶다가도 그게 나니깐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늘은 악몽을 꿨다.

어제의 최고기온은 37도를 넘었다. 난 하루종일 지옥철에 시달리고 바쁜 아르바이트로 더위에 푹 찌고 말았다. 깊게 잠들지 못하고 계속 악몽을 꿨고, 동시에 신경 쓰는 일들이 생각났다. 몸이 힘드니 내가 꼭 쥐고 있던 진심을 놓고 싶었다. 대충하고 빨리 쉬고 싶었다.

 

진심은 통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늘 진심이 었기 때문이다. 잠깐 지금을 탈피하려고 떠난 여행도 아니었고, 보여주는 것 뿐인 계획을 따라 떠난 여행도 아니었다. 여행을 어쩔 수 없이 가야 돼서 대충대충 보려고 떠난 것도 아니었다.

 

순례길에서 내가 살아갈 이유를 진심으로 찾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779km를 내 두 발로 걸어봐야 했다. 길에서는 무거운 배낭에 골반이 비틀어져도 진심을 다해야 했다. 험한 오르막이 나오면 이를 악 물고 올랐고, 비바람과 우박이 내리면 당당하게 맞으면서 걸었다. 날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대처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고, 또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걸어야 했다. 

 

반대로 배낭의 무게가 익숙해져 발걸음이 가벼워 지는 날도 있었고, 오르막에 올라 보이는 풍경은 더 예뻤다. 사실 날씨는 35일 중 절반이 맑았고,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생각이 성장했다.

 

진심을 다 했다. 덕분에 웃을 때 웃고, 울때 우는 법을 배웠다. 신이 날때는 춤을 추고, 힘들면 쉬는 법도 배웠다. 아직 진심을 놓지 않았고, 찌는 여름은 곧 지나갈 테니 다시 진심을 꼭 잡아야겠다.

 

진심으로 떠나는 여행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