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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상

여행의 이유: 하늘

[21/365프로젝트] 여행의 이유: 하늘

 

대게 하늘을 쳐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하늘이 쨍하게 파란 날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펄쩍펄쩍 뛰었다.

 

내가 집 밖에 있을 때마다 하늘을 쳐다보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그 날은 늘 그렇듯 만원 지옥철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다. 편도 두 시간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집으로 오는 길에는 두 번이나 환승 구간이 있다. 신도림역이 그랬고 우리 동네 역이 그랬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노래가 나오지 않는 이어폰을 끼고 표정 없이 걸었다. 소음이 싫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한숨을 크게 쉬었다. 마음속으로 “도대체 왜 그래!!?”라고 외쳤다. 지하철 출구로 나오자마자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똥별이 떨어졌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별똥별이었다.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그 후로 밤에 하늘을 의식적으로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죽기 전에 언제가 다시 별똥별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다 자주 하늘을 보게 되었다.

 

태평양을 석양빛으로 물든인 샌디에고의 하늘,

촘촘한 빌딩 사이에 해가 지고 있는 뉴욕의 하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파랑의 순례길의 하늘,

 

앞으로 바라볼 하늘은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갖게 될 지혜는 어떤 모습일까.

여행하며 기억에 남는 하늘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