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행복에 사무쳐 글 쓰는 목요일

 

 

 

"자신의 사무친 기억을 언젠가는 꼭 글로 풀어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좋아하는 인스타 친구의 계정에서 봤던 글이다. 기분에 따라 글의 깊이가 달라지는 나를 보고 도대체 '나의 사무친 기억'이 뭘까 고민하게 됐다. 사무치다... 내가 그랬던 적은 대부분 '고통'과 관련 있다. 고통을 느낄 때마다 마음속 깊고 어두운 곳까지 파헤쳐 나아간다. 그때마다 난 글을 썼다. 

 

그 시작점으로부터 10여 년 정도가 흘렀다. 그때 글은 읽기가 민망해져 다이어리를 펼치는 일이 무섭지만 덕분에 여전히 글을 쓴다.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을 일을 글로 풀어내 지금 단계에 이르렀다.

 

지금은 '고통'이 아닌 '행복'에 사무쳐 글을 쓰고 싶다. 이 행복이 다음 단계로 달려갈 수 있도록.

 

아침에 한 사람에게 생일 선물을 잔뜩 받았다. 등받이 쿠션, 사고 싶었던 책, 귀여워서 함께 다니고 싶은 인형까지. 인형을 꼭 껴안은 채 등받이 쿠션에 누워 책을 읽을 상상을 하니 너무 행복했다. 그 선물을 준 사람과 함께 있을 생각을 하니 더 행복했다.

 

행복에 사무쳐 글을 쓰니 일찍 퇴근한 내 저녁이 좋았고, 업무로 노트북에 이어폰을 꽂고 일을 하다 휴대폰 전화가 울려 그 위에 전화를 받은걸 알아차리니 풋 하고 웃음이 났다. 

 

고통에 사무쳤을 때는 더 단단해지는 마음으로, 행복에 사무쳤을 때는 더 많은 행복과 함께하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난 글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