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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순례길

여행의 이유: 기억. 기억에는 향기가 있다. 향기에는 기억이 있다. 오래전 기억. 최근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실컷 웃었다. 분명 오랜만에 봤고, 하는 일도 다르고 하는 것도 다른데 함께 있으면 자꾸만 웃음이 난다. 야자 도망갈 생각도 안 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 댄스부에서 마이클 잭슨 춤췄던 기억까지. 함께 있으면 자꾸 그 시간 속으로 여행하는 기분이다.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큼큼하는 습관이 있다. 자연스레 산티아고 순례길과 국토대장정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신이 난다. 올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 우박과 거센 비바람, 먹구름을 동반한 날씨를 만났다. 난생처음 겪어 보는 날씨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흙길의 자갈과 모래가 날려 눈을 뜰 수 없었다. 그러더니 금방 해가 쨍쨍하다... 더보기
여행의 이유: 불안. 세상에서 여행이 가장 싫어 여행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계기는 가장 좋아하던 여행이 가장 싫어졌기 때문이다. 지인들은 최근에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얘기를 하니 "너 여행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절대 여행으로 순례길을 다녀올 생각은 아니었다. 이렇게 말하면 "그럼 뭘로 간 거야?"라고 되묻는다. "음....... 사는 게 힘들어서". "엥?" 모두의 반응이 같았다. 되돌아보니 내면의 성장을 위해 여행을 떠났다는 말이 맞다. 그러나 여행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질렸으면 여행을 떠났다고 말하지 않는 걸까?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 먼저 내가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와 싫어하게 된 이유를 찾아봤다. 먼저,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다. 10년 전 중학교 3학년으로 돌아가 고등학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