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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이유

여행의 이유: 비움. 잠시 자리 비우겠습니다. 아니, 좀 오래 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잠시 자리 비우겠습니다.'라는 말 대신 '두 달 정도 자리 비우겠습니다.'라는 말이 통용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비운만큼 더 잘 채울 수 있을 텐데... 1년 정도 야간대학을 다니며 낮에는 회사를 다녔다. 그래야만 나의 스펙과 지식과 노력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일 울었다. 빙빙 도는 2호선 지하철에 앉아서도 울고, 퇴근 후 끼니도 거르고 강의실로 뛰어가면서도 울고, 또다시 지하철을 타서 집 앞에 도착하는 밤 12시에도 울었다. 나를 너무 꽉 채우려고 한 건 아닐까? 잠시만, 잠시만 내 자리를 비워두고 파리와 스페인으로 떠났다. 첫 유럽 여행이었다. 크리스마스였고, 모든 게 반짝반짝 빛났다. 오줌 냄새가 나는 파리.. 더보기
여행의 이유: 불안. 세상에서 여행이 가장 싫어 여행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계기는 가장 좋아하던 여행이 가장 싫어졌기 때문이다. 지인들은 최근에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얘기를 하니 "너 여행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절대 여행으로 순례길을 다녀올 생각은 아니었다. 이렇게 말하면 "그럼 뭘로 간 거야?"라고 되묻는다. "음....... 사는 게 힘들어서". "엥?" 모두의 반응이 같았다. 되돌아보니 내면의 성장을 위해 여행을 떠났다는 말이 맞다. 그러나 여행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질렸으면 여행을 떠났다고 말하지 않는 걸까?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 먼저 내가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와 싫어하게 된 이유를 찾아봤다. 먼저, 여행을 좋아하게 된 이유다. 10년 전 중학교 3학년으로 돌아가 고등학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