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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여행의 이유: 빨간 드레스. 미국에는 디즈니 월드와 디즈니 랜드가 있다. 엘에이에 있는 디즈니 랜드는 월트 디즈니의 의도와 다르게 상업적인 목적을 배경으로 설계됐다.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는 월트 디즈니의 가치와 혼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들었던 얘기 중 디즈니 월드의 미녀와 야수의 성 식당에 가면, 진짜 미녀와 야수가 있고 서빙도 공주와 왕자 그리고 신하들이 해준다고 한다. 글을 쓰는 지금도 너무 가보고 싶다.!!!!!!!!! 디즈니는 브랜드 그 이상의 가치로 정말 디즈니 세계에 와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신데렐라 드레스 어렸을 때 부모님과 쇼핑을 가서 샀던 하늘색 드레스가 기억난다. 앨범을 뒤져보니 신데렐라의 드레스와 비슷하다. 그 옷을 입으면 난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었다. 아니, 신데렐라였다. 그 증거는 아직도 우리 아빠는 나를 .. 더보기
여행의 이유: 휴식. 일주일 전부터 '휴식'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는데 글이 안 써졌다. 휴식하는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일까? 글 소재도 떠오르지 않고, 휴식이 뭔지 정의되지도 않는다. 나만의 휴식 기준. 휴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풍경이 보이는 마루에 앉아 옥수수를 뜯는 내 모습이 그려진다. 일을 멈추고, 걱정을 멈추고, 핸드폰을 멈추고 자연이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는 상상만으로 기분이 나아진다. 휴식을 위한 첫 여행. 핵망! 지난해 완전히 쉬기 위해 휴양지인 팔라완에 갔다. 가기 전에는 바닷가에서 일광욕하고, 호텔 조식 먹고, 마사지받으며 쉬는 상상을 했다. 근데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니깐 아침 먹고 일어나서 호핑투어 가고, 돌아와서 마사지받고 쇼핑하고, 저녁 먹으러 다시 시내에 갔다가 또 반딧불이 투어를 갔다. 그.. 더보기
여행의 이유: 동질감. "김철수"라는 사람 알아요? 누군가 저렇게 물으면 김철수를 만나보지 않은 이상 "음.. 모르겠는데요?"라고 답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빈센트 반 고흐 알아요?"라고 물으면 거의 모든 사람이"물론이죠."라고 답할 수 있을 거다. "아 지루해" 여행 가서 하지 않는 것 중 하나. 박물관. 전시관. 미술관 가기. 파리에서 오르세랑, 루브르 박물관을 갔는데 그림을 봐도 난 모르겠고, 비싼 입장료만큼 엄청난 양의 작품을 다 본다는 게 멀미가 났다. 영영 친해질 수 없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LA에서 Norton Simon Museum을 다녀온 후 생각이 바뀌었다. 놀턴 시몬 박물관은 규모도 적당해서 1-2시간 정도면 작품을 보기도 좋았고, 야외에 예쁜 정원이 있어서 책을 읽거나 얘기하기에도 좋았다. 시.. 더보기
여행의 이유: 고양이. 나는 고양이를 무서워한다. 중학교 땐가 우리 집 옥상에 고양이 대가족이 살았다. 동물은 키워본 적도 없는 나에게 너무 무서운 존재였다. 매일 오르는 계단을 따라오고, 앙칼진 울음으로 울어댔다. 나를 해치지는 않았지만 너무 무서웠다. 작고 귀여운 소중한 것.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사람 다음으로 많이 만난게 고양이였다. 순례길의 고양이는 다들 온순했다. 크앙 입을 벌리지도 않고, 빠르게 따라오지도 않았다. 그냥 쫑쫑쫑 걷다가 내가 소심하게 "미야옹"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면 멈춰서 갸우뚱거렸다. 저 인간이 왜 고양이 소리 같지도 않은 말을 하지 했을 거다. 그래도 가끔은 효리네 민박에서 배운 고양이 인사를 해줬다. 멈춰서서 눈이 맞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천천히 눈을 깜-빡. 하면 똑같이 인사를 해줬다. 고양.. 더보기
여행의 이유: 동기. 동기. 여행의 이유 365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만든 힘. 낭만적인 파리로 떠나게 만든 힘. 꿈을 실현하게 만든 힘. 내게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만드는 힘이 동기다. 여행 가이드. 학교 공부는 최악이다. 시험기간에 교과서를 집에 가져간 적이 있었나? 생각도 안 난다. 유일하게 좋아했던 활동은 발표였다. 처음에는 무지무지 긴장해서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갔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빛날 수 있는 유일한 자리였다. 똑같이 발표를 하는데 유독 내 박수만 박수를 받았다. 잘난 체는 아니고, 쩌렁쩌렁한 목소리 덕에 집중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 여행 가이드가 하고 싶었다. 가이드할 지역이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꼼꼼히 알고 싶었다. 그래서 현지에 살아보려고 유학, 워킹홀리데이, 어학연수, 장기여행 등 이것저것 고민을 했다.. 더보기
여행의 이유: 우연. 눈꽃빙수와 얼음빙수 내가 초등학생 때 만해도 눈꽃빙수는 흔히 볼 수 없는 부드러운 얼음의 맛이었다. 유일하게 캔모아에 파는 눈꽃빙수가 인기였고 값도 어마어마했다. 지금은 어딜 가도 눈꽃 빙수만 팔아서 탈이다. 아니, 내가 얼음 빙수의 재미없이 빙수를 먹고 싶지가 않다. 얼음 빙수는 뭐랄까 입에 넣자마자 아그작 소리가 나는 재미와 팥과 연유 그리고 토핑이 숟가락에 범벅이 될 때까지 비빌 수 있는 손목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얼음 빙수를 찾으러 다녔는데 찾지 못했다. 그래서 주로 슈퍼에 파는 팥빙수나, 빙빙, IdH(배) 아이스크림으로 여름을 달랬다. 우연이다. 오늘 부드러운 얼음의 맛이 아닌 레알 여름의 맛 빙수를 발견했다. 기가막힌 우연이다. 받자마자 차가운 돌솥의 용기에 놀랐고.. 더보기
여행의 이유: 자유. ​​​​​​​​​ 여행의 이유: 자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매일 무언가를 반복하는 사람이다. 절대 끝까지 계속하는 일이 항상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 프로젝트를 해나갈 거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좋아하는 말 이면서도 쉽게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암묵적으로 대학교도 나와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 등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외에도 옷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것까지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꼈다. 누군가를 의식하고 또 의식해야 하게 된다. 그러나 여행을 가면 진짜 하고 싶은 걸 할 용기가 생긴다. 고민 있는 한국도 아니고, 누군가를 의식할 필요도 없다. 여행 가면 항상 한국에서 못 입는 옷을 가져간다. 그리고 바로 입어버린다! 그리고 .. 더보기
여행의 이유: 비움. 잠시 자리 비우겠습니다. 아니, 좀 오래 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잠시 자리 비우겠습니다.'라는 말 대신 '두 달 정도 자리 비우겠습니다.'라는 말이 통용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비운만큼 더 잘 채울 수 있을 텐데... 1년 정도 야간대학을 다니며 낮에는 회사를 다녔다. 그래야만 나의 스펙과 지식과 노력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일 울었다. 빙빙 도는 2호선 지하철에 앉아서도 울고, 퇴근 후 끼니도 거르고 강의실로 뛰어가면서도 울고, 또다시 지하철을 타서 집 앞에 도착하는 밤 12시에도 울었다. 나를 너무 꽉 채우려고 한 건 아닐까? 잠시만, 잠시만 내 자리를 비워두고 파리와 스페인으로 떠났다. 첫 유럽 여행이었다. 크리스마스였고, 모든 게 반짝반짝 빛났다. 오줌 냄새가 나는 파리.. 더보기